episode. 3
영화배우 정우성을 닮은 40대 남자 요원과 나는 외계인의 본거지로 향한다. 그에 의하면 세상에 퍼져있는 외계인들은 곧 인류를 말살시키고 말 것이라고 충고하며 우호적인 외계인은 존재할 수 없다고 확신을 담아 말한다. 외계인의 본거지는 다름 아닌 북쪽 교회 첨탑이다. 교회 첨탑으로 다가가자 거대한 검은 구덩이가 보인다. 요원은 몇 가지 장비를 챙기더니 나의 손을 이끌고 검은 구덩이로 향한다. 너무나도 두렵다.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란 말인가? 그는 나를 방패막이로 쓸 셈인가? 하지만 나는 더이상 선택지가 없다. 외계인 유충을 내 몸에서 제거하지 않는다면 나 또한 살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.
우리는 그 검은 구덩이 안으로 들어갔다. 그곳은 바깥과 정확히 대칭되는 거울 속 공간과 같았다. 나는 요원에게 내가 해야 할 일을 물었다. 요원은 불빛 가운데에 외계인 기지가 있으며 감염자인 내가 외계 기지에 접근하는 자신의 위장을 도와주기를 요청했다. 그들에게 나는 더이상 인간이 아니라 외계인이었다. 외계인의 본거지에 가까이 다가 갈수록 더 많은 외계인이 보인다.